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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봄름 도서 에세이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저자 박하 발매 2019년 12월 5일
브랜드 봄름 분야 에세이
페이지 248쪽 크기 128*200
가격 13,800 ISBN 9791190278126

책소개


함부로 타인에게 마음을 맡기지 말자.
낯선 이가 어지럽히도록 허락하지 말자.
그들은 그럴 자격이 없으니까.

오은, 김현 시인이 추천하는 ‘숨은 글쟁이’ 박하의 첫 에세이

“책을 읽으며 그의 문장에 마음이 종종 법석였다.”
_ 오은(시인, 팟캐스트 〈책읽아웃〉 진행자)

“가장 보통의 글이면서 동시에 가장 특별한 글.”
_ 김현(시인)

저자소개

박하
여기저기 살았고 이것저것 쓴다. 쓰는 일이 좋아 매일 하루 한 편의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주는 연재노동을 했다. 카카오 브런치북 은상을 받아 밀린 도시가스 요금을 냈고 좋아하는 글을 쓰기 위해 돈이 되는 일을 한다. 요즘은 시를 쓰려고 커피와 상그리아를 만든다.
진심과 진실만 말하려는 사람, 존중받지 못해도 존중하는 사람을 늘 꿈꾼다. 그래서 아직 스스로를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어렵다. 특히 빚지는 마음이 제일 싫은데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이미 진 빚이 많은 것만 같다.

도서목차

프롤로그 |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어

1부 내 기분을 너도 알 수 있다면
타인에 대해, 실은 나에 대해
바보야, 뭐가 그렇게 급해
넌 다섯 계절을 사는구나
앓는 소리를 들어주는 친구
내칠 수 없는 노인
시골 역에 남겨진 일곱 살의 나에게
예비군 동창회
사실은 말이야
너도 그렇지 않니
답답할 만큼 미련한 엄마에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운다는 것
맨발로 만나면 또 어떻고
아닙니다, 아버지
한 해의 간격이 만든 미운 오리 새끼
단단한 사람이 되는 일
나는 하나도 안 취했어
타인에게 거는 기대

2부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지
비가 오면 생각나는 이야기
시끄럽고, 때나 밀어
비빔밥 두 그릇 몫의 슬픔
머리카락의 역사
공간에 길들여지는 일
노량진 랩소디
네가 타향살이를 한다면
새 밥을 지어 먹는다는 건
세상의 군살
일터를 떠나는 누군가의 마지막
닭칼국수가 먹고 싶던 날
필살기와 기본기
문득 취업난의 끝에서

3부 나의 중심을 찾아가는 일
트라우마를 마주한 날의 유쾌한 고백
거미는 날아다닌다
경험의 유통기한
잘 걷는 사람
빨대는 1달러
단단하고 청결한 용기
너무 붉은 사과는 사과답지 않다
쓸모없던 글쓰기 수업
백수의 긍지
더 가져가도 돼
죄송한 휴가
핑크에 대한 기억
한 번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기
습관의 완성
아름다운 화장실을 위하여
내 안의 어린 왕자는 너무나 많이 자라버렸다

편집자 리뷰

서른의 나이임에도 함부로 희망을 말하지 않겠다는 청년이 있다. 그는 고양이에게서 관계의 신중함을 읽고, 거미에게서 인생의 멋을 되짚으며, 타인들로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발견하면서 세상의 더 큰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20대 중반 무렵부터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한 글이 백팔십 편쯤 된다. 그사이 먼 타국에서 쓴 여행기가 브런치북 은상을 받았다. 월정액 8천 원을 받고 연재 노동한 글까지 합치면 몇 년 사이 쓴 것으로는 분량이 제법 넘친다. 그중에서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예리하고 단단한 마음들을 모아 이번 책으로 소개한다. 딱히 특별한 주제를 향해 쓴 것도 아니고, 책으로 만들려고 쓴 것은 더더욱 아닌 글들을 막상 한데 모으니 이제야 작가는 자신이 뭘 쓰려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수줍게 말한다.

‘어른의 길목에서 쓴 자기 확립기’라는 책의 부제처럼, 상처와 고통과 사랑이 버무려진 한 청춘의 성장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가장 친했던 친구가 자신을 따돌리는 일에 앞장섰을 때, 단지 김치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걸상을 들고 교실 밖으로 나가야 했을 때, 한 살 터울 동생이 장남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온 사실을 뒤늦게 알았을 때, 권위적인 부모의 강요로 원치 않은 대학을 가게 되었을 때… 그렇게 등 떠밀려 억지로 성장해야 했던 불친절한 순간마다 작가는 더 열심히 자신의 속도와 호흡으로 살며 괜찮은 어른이 되는 길을 모색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어른의 덕목이란 것이 어쩌면 모두 편견일지 모른다는 의구심과 함께.

누구에게나 성장하는 동안 자신을 할퀴고 지나간 상처의 시간이 있다. 하지만 상처와 성장 사이 어디쯤에서 얼마나 단단한 마음을 건져 올리느냐에 따라 어른이 되는 시간을 앞당길 수도 있고 늦출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서두에 작가는 이렇게 썼다. “우린 모두 아무렇지 않으려고 한다. 아무렇지 않을 수 없다고 해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서로가 서로를 그저 짐작이나 할 수 있을 뿐이다. 어른의 마음이 내색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서. 그렇게 배워왔을 뿐이니까.” 이 책은 오롯이 그런 성장의 마음을 벼려 담은 결과물이다.

1부 〈내 기분을 너도 알 수 있다면〉은 사람 사이에 떠도는 상처와 고통, 순간마다 그리웠던 어떤 사소한 존중의 이야기다. 2부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지〉는 먹고 일하고 취업하는 일에 대해 청춘이 목격한 인생의 막막함과 불안을 전한다. 3부 〈나의 중심을 찾아가는 일〉은 소중한 자아를 지켜내기 위한 여러 가지 다짐과 용기를 담았다. 길게 주절대는 말을 절대적으로 싫어하는 작가를 닮아 글의 길이는 짧지만 행간마다 특유의 묵직함이 있다. 가슴이 먹먹하다가도 순간 같이 일어서고 싶을 만큼 당차고, 지는 해처럼 쓸쓸하다가도 문득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하게 웃는다.

“그깟 생채기도 상처냐며 다시 말할 날은 생각보다 금방이다”라고 말하는 이 청춘 작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우리는 세상이 종종 무례하더라도 그때의 상처가 모쪼록 짧기만을 바라지 않는가. 아무렇지 않으려는 순간의 단단한 마음은 사소한 존중을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더 괜찮은 사람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되어 그렇게 사람을 키워낼 것이다.